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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CBO(미 의회예산국)의 예측 변화와 그 배경

by Hagrid 202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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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BO란 어떤 기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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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O(미 의회예산국, Congressional Budget Office)는 미국 연방 의회가 재정 정책을 수립할 때 참고할 비당파적인 예산·경제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1974년에 설립되어, 국가 예산과 관련된 법안 또는 세법 등이 연방 재정에 미치는 영향, 향후 정부의 재정수지 전망 등을 분석하고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즉,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지표를 제시하는 기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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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비관적 추정”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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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측과 실제의 괴리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CBO는 실제보다 재정적자를 많이 잡고 부채 수준도 더 높게 예상하는 ‘비관적 추정’을 자주 했습니다. 즉, “정부 재정 상태가 실제보다 나쁠 것”이라 보았다는 의미죠.

  • 실제 상황은 예상보다 좋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 실제 재정적자는 CBO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적었고, 정부부채도 더 낮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체 추정치→실제 결과’의 간극이 발생했고, “CBO가 불필요하게 보수적으로 전망했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배경 요인
    • 1980~90년대 미국 경제는 기술 발전(예: IT 산업의 급부상)과 상대적으로 완만한 경기 진폭 등으로 예상보다 좋은 세수(稅收) 환경을 맞았습니다.
    •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예상만큼 재정적자가 늘지 않았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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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00년 이후: “낙관적 추정”으로 극적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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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0년을 전후로 한 중요한 분기점
    2000년 이후부터 CBO의 추정치와 실제 결과 사이의 역전 현상이 뚜렷해집니다. 즉, 이전에는 더 나쁘게 추정했던 CBO가 이제는 ‘더 좋게’ 추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죠.
  • 실제 재정적자는 CBO 예측치를 훨씬 뛰어넘게 커졌고, 정부부채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 • 왜 낙관적으로 바뀌었나?
    • 미국의 정치 환경 변화: 2000년대 들어 감세 정책, 국방·사회복지 지출 증가 등 재정 운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급증했습니다.
    •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 9·11 테러, 금융위기(2008년), 최근의 코로나19 팬데믹 등 대형 변수가 잇따라 발생해 예측 가능성을 낮췄습니다.
    • 정치적 압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의회나 정부 측에서는 경제 전망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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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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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재정적자·정부부채 급증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각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복지·의료 지출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었기에, 기존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재정적자가 증가하고 부채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 • 팬데믹 이후에도 이어진 낙관 편향

팬데믹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이후에도, CBO가 제시한 향후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예측치와 실제 결과 사이의 격차가 계속 유지된다는 점이 또 하나의 문제로 지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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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BO의 가장 최근 전망: “여전히 긍정적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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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0년간 재정적자 6% 내외 유지 전망
    • CBO는 최신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동안 재정적자가 GDP 대비 약 6% 내외로 안정적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 이는 적자가 더 이상 크게 확장하지 않고 일정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 • 실제는 더 나빠질 가능성?
    • 과거 사례를 보면, CBO가 긍정적인 전망을 할 때 실제는 그보다 더 나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과거와 달리 국제정세나 국내 정치·경제 변수가 복잡해진 지금은, 가파른 금리 인상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물가 불안 같은 변수가 언제든 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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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추가 배경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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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미국 연방 예산 절차
    • 대통령의 예산안 제출 → 의회의 심사(상·하원 예산위원회) → CBO 예산 영향 분석 → 예산 결의안 확정 → 세부 항목별 예산 결정.
    • 이 과정에서 CBO 추정치는 예산 편성의 기준점으로 활용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작용해 결과값이 수정되기도 합니다.
  • • 정부부채와 ‘디폴트’ 리스크
    •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가 쌓이면 정부부채가 증가합니다.
    • 국가신용등급이나 국채금리, 달러화 가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의회에서 부채 한도를 올리지 못할 경우 디폴트 위험이 대두되기도 합니다.
  • • “낙관 편향”이 지속되면…?
    • 예산감독기관이나 투자자, 국제 기구 등에서 미국 정부의 재정 안정성을 의심할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 단기적으로는 경기부양, 복지 지출 확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 재정건전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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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BO 예측과 실제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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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2000년까지는 지나치게 비관적이었던 CBO의 전망이, 2000년 이후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은 참 흥미로운 변화입니다. 국제정세가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경제 위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예상치 못한 거대 이벤트(코로나19 등)가 잇따르는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중립적이고 정확도 높은 예측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하지만 CBO가 국가재정 운용의 바로미터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없습니다.
  • 예측과 실제의 갭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경제 모델과 데이터를 고도화하고, 정치적 입김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죠. 미국의 재정 건전성이 전 세계 경제에도 큰 파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 CBO의 전망이 얼마나 정확도를 높이고, 어떤 방식으로 우려를 해소할지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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